2014년 6월 29일 일요일

열대림 조성(5) - 식재 방법


우량한 묘목의 준비가 되고 임분을 조성하기 위한 임지가 정리되면 식재(나무심기)를 실시한다. 오늘은 열대 조림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식재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이후 생산되는 목재의 양과 품질이 결정된다. 식재 간격에 따라서 생산되는 목재의 본 수가 결정되고, 신속한 식재 작업은 그만큼 생장 기간을 늘릴 수 있어서 더 많은 목재 생산량을 보장할 수 있다. 따라서 식재는 명실상부 조림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식재 작업은 수종에 따라 특별한 조치가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인력으로 수행하는 일반적인 펄프용 목재 조림의 경우 다음 순서로 이루어진다.

① 식재 막대기 꽂기: 계획한 식재 간격으로 나무를 심기 위해서 식재할 위치에 식재 막대기를 꽂는 작업을 먼저 실시해 둔다. 이 막대는 이후에 묘목이 굽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지지대로도 쓰인다. 막대기는 임지에 남은 잔존목 중 가공이 편한 나무를 골라 만들며 길이는 40cm 정도가 적당하다. 
식재 막대기 꽂기

식재혈 작업
② 식재혈 작업: 현재는 조림 장비가 많이 개발되어 식재혈을 자동으로 파고 묘목을 심는 장비도 이용할 수 있지만 경사가 급한 지형에서는 원활한 운용이 어렵다. 대부분의 조림지는 굴곡진 산지로 되어 있고 동남아 열대 조림 사업이 이루어지는 국가는 아직 인건비가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인력으로 작업하는 것이 비용 등의 면에서 경제적이다. 인력으로 식재 막대기가 꽂힌 위치에 괭이를 이용해 구멍(식재혈)을 판다. 식재혈의 크기는 수종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지만 구멍의 깊이는 최소한 묘목의 분이 휘어지거나 꺾이지 않을 만큼 깊어야 한다. 폭 역시 적당한 너비로 판다. 

③ 묘목 식재 작업: 상업 조림은 대면적에 다량의 묘목을 심는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은 묘목이 현장에 출하되고 종종 몇 일씩 식재가 안 된 채 대기해야 할 경우도 생기는데, 묘목을 그늘에 두고 매일 관수하여 수분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잘 관리한다. 묘목은 근원경이 크고 병충해 피해를 받지 않은 건강한 것을 골라 식재한다. 식재혈에 뿌리가 휘지 않도록 넣고 부드러운 흙으로 채운 후 공극이 없도록 살짝 눌러준다. 묘목 지상부가 휘어지지 않고 곧게 서도록 주의 한다.

④ 시비 작업: 식재 시 식재혈에 시비하면 비료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 갈 위험이 적고 묘목의 노출된 뿌리가 비료를 흡수하기 용이하여 시비 효과가 좋은 편이다. 어린 묘목의 생장을 촉진 시켜 초기 피압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식재 시 화학 비료 단비(한 종류의 비료 성분을 포함 한)나 복비(질소, 인산, 칼리 등 두 종류 이상의 비료 성분이 복합되어 있는 비료)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 수종이나 토양 상태에 따라 피해가 없는 비료의 종류와 양을 시험해 보고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한다. 

묘목 식재
비료
묘목 식재지 전경

⑤ 북돋우기 작업: 마무리로 식재목 주변의 흙을 북돋아 주어 건기의 건조 피해와 우기에 식재 부위 주변에 물이 고여 썩는 피해를 방지한다.

열대 지역의 경우, 건기에 식재 작업을 했을 때는 묘목의 높은 생존율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건기 중에는 사이 사이 비가 오는 시기를 골라 식재하고 일반적인 깊이보다 깊이 심어야 하며, 살수차를 동원하여 식재 대기중인 묘목에 물을 주는 등 최대한 건조 피해를 최소화 하여 식재한다. 

또한 최근에는 집약적 임업의 일환으로 농사와 유사한 방법으로 식재나 관리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특히 Teak 같은 고부가가치 용재 수종은 계분과 같은 유기질 비료를 시비하여 생장 촉진 비료 성분을 제공하는 동시에 토양 구조를 장기적으로 개선시켜 나무 생장을 돕기도 한다. - HH

2014년 6월 12일 목요일

오일 팜 결혼 도우미

우리 주변의 모든 생물 종은 지구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모든 종들은 다 상호의존적이다. 오일 팜이 서 아프리카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옮겨 심어지게 될 때, 단순히 오일 팜 하나만을 옮겨온 것이 아니다. 이번 기사에는 오일 팜과 함께 번식시킨 또 다른 생물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오일 팜(Elaeis guineensis Jacq)은 종자식물이면서, 수술만을 가진 수꽃과 암술만을 가진 암꽃이 같은 그루에 달리는 자웅동주에 속한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본류 중에는 오리나무, 삼나무, 소나무 등이 이에 속하며, 채소들 중에는 호박, 오이 등이 있다.

열매를 맺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수꽃의 화분이 암꽃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사진 1]. 만약 오일 팜이 은행나무처럼 암꽃만 피는 암나무와 수꽃만 피는 수나무가 따로 있는 자웅이주였다면, 열매를 맺지 않은 수꽃만 피는 나무는 수정의 목적을 위해서만 최소한으로만 남기는 새로운 농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사진1. 충매화_벌이 꽃의 화분을 옮기는 모습 (출처구글검색 이미지)]
다행히, 오일 팜은 자웅동주이기 때문에 한 그루에 있는 암꽃과 수꽃이 잘 만나기만 하면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오일 팜의 암꽃과 수꽃을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는 바람과 곤충이 있다. 특히 오일 팜은 곤충에 의해 수정률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으며, 알려진 몇 가지 곤충들 중  Elaeidobius kamerunicus (African oil palm weevil)라는 곤충이 오일 팜의 수정에 큰 도움을 준다.

[사진2. 오일 팜 수꽃 (출처: bushbernie.blogspot.com)]

처음 오일 팜이 말레이시아에 도입되던 당시, 열매 생성이 원활하지 않자 그 원인에 대한 연구가 착수되었다Commonwealth Institute of Biological Control에서 근무하던 한 곤충학자가 팜은 원산지 아프리카에는 바람이 아닌 곤충에 의해 수정된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다.   Elaeidobius속에 속하는 이 곤충은 꽃차례의 부드러운 부분을 먹고 살며, 오일 팜의 수정을 도와주는 공생관계에 있다. 결국 열매 결실량을 늘리기 위해 이 곤충을 농장에 도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열매 생산량이 35% 이상 늘어날 수 있었다 [사진3]. 


[사진3. 오일 팜 충매화 (출처: greenfeedmalaysia.blogspot.com)]

재미있는 점은, 오일 팜의 수꽃과 암꽃 모두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지능적으로 애니씨드(학명: Pimpinella anisum) 냄새를 풍겨 이 곤충을 유혹한다는 것이다. Elaeidobius kamerunicus (African oil palm weevil)은 팜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고, 암꽃의 수정 감수기 3일 동안 수정을 돕다가 이 기간이 지나면 곧 떠나가 버린다 [사진4]. 

[사진4. 오일 팜 암꽃 (출처: www.krishisewa.com)]

이 곤충의 도움 없이는 열매 수확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무차별적인 농약 살포는 곤충의 활동성을 저하시켜 암꽃과 수꽃의 수정 능력을 떨어뜨린다. 스프레이 노즐이 팜의 새로운 줄기가 생성되는 중심 부분을 향하는 것을 피한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는 이 곤충의 활동성이 두드러지므로 이 시간을 피해서 화학제품을 살포해야 한다.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3년째 되는 농장은 이 곤충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 곤충이 새 농장에서 안정적으로 나타날 때까지 결실이 좋은 농장의 수꽃을 가져와 반복해서 두어야 한다. - Y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