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5일 화요일

아낌없이 주는 오일 팜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오일의 양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팜유, 대두유, 유채유, 해바라기유, 팜커널유, 면실유, 땅콩유, 코코넛오일이다. 그 중 5위를 차지하는 팜커널유는 1위를 차지하는 팜유와 같은 열매에서 나오는 오일이다. 이 세상에서 한 종류의 열매에서 두 가지 오일이 나오는 열매가 딱 한가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팜 열매이다. 팜 오일은 팜의 과육에서 나오는 오일이고, 팜커널 오일은 팜의 씨앗에서 나오는 오일이다. 

사진 1. 팜 줄기(Palm trunk)
이 뿐만 아니라, 팜 오일 농장에서는 오일 이외에도 다양한 팜 부산물들이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이 팜 부산물들은 농장과 공장 두 군데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는데 농장에서는 팜 줄기[사진1]와 잎 등이 있고 공장에서는 열매를 짜고 남은 빈 열매다발, 기름을 짜고 남은 열매 섬유질[사진 2], 폐수 등이 있다. 팜 농장을 경영할 시 팜 오일을 판매하여 주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이런 부산물을 활용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으므로 수입원이 다양하다. 따라서 팜은 두 가지 오일을 제공할 뿐 아니라 부산물까지도 덤으로 주므로 아낌없이 나눠주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 예로, 농장에서 팜 열매를 따기 위해서 제거하는 잎은 그대로 농장에다 둘 시 퇴비화 되면서 자연스레 영양분 형태로 나무에 다시 흡수되는 좋은 비료이다. 더군다나, 그 양이 풍부하여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연구 기관 및 여타 다른 회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조 후 판매하기도 한다.

사진 2. 열매 섬유질(Mesocarp fiber)
또한, 공장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의 대표적인 예로는 빈 열매다발(EFB, Empty Fruit Bunch)이 있다. 생과송이(FFB, Fresh Fruit Bunch)에서 열매를 제외하고 남은 이 빈 열매다발은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일정한 단계를 거쳐 재활용하여 농장에 뿌리면 훌륭한 퇴비가 된다. 현재 EFB 퇴비화에 관한 다양한 논문들이 나와 있으며, 일반적으로 EFB를 분쇄하여 (분쇄 시 더 빠른 분해가 이루어짐) 노지에 야적한 후에 부식 시키면 우량퇴비가 된다. 이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설을 짓거나 미생물 분해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진 3. 공장에서 나온 열매다발(EFB)
EFB는 쓰임새가 다양하여 각종 가구나 침대, 매트 및 여러 가지 생활용품의 내부용으로 사용되기 위해 묶어서 판매되기도 한다[사진 3]. EFB를 분해시킨 섬유는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멀칭 매트 제조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멀칭 매트는 나무 뿌리가 땅에 잘 뻗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중국의 고비사막에서 사막화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오일 팜은 이와 같은 점에서 환경친화적 작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렇게 오일 팜을 이용해 만들어진 제품들은 다른 나라들의 친환경시스템에 도움을 주므로 오일 팜은 모두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할 수 있겠다. YH

2014년 7월 15일 화요일

열대 조림(6): 무육 관리

오늘은 열대 조림 그 여섯번째, 무육 및 관리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어린 묘목은 식재 후에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생장을 시작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열대 지역에서는 묘목이 적응에 걸리는 시간 동안 자생 초본, 목본은 물론 벌채 후 남은 그루터기의 맹아가 발아하여(그림 1) 빠르게 생장하므로 단 2~3개월 내라도 관리를 해 주지 않으면 임지 전체가 식재한 묘목을 알아 볼 수도 없을 만큼 풀과 치수로 뒤덮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그림 2). 

그림 1. E. pellita 그루터기 맹아
그림 2. 식재 전(좌) 및 식재후 3개월(우) 



따라서 열대 지방의 조림 사업에는 초기에 제초와 시비를 집중적으로 하는 무육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집중적인 무육 작업은 대개 식재 후 2년이면 종료하는데 이 때는 이미 수관이 울폐하고 수고가 높아져 새로운 식생이 침입하기 어렵고 침입하더라도 조림목의 생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재 후 약 3년 정도면 수관이 울폐되고, 하층 식생이 거의 없게 된다(그림 3.).

그림 3. 식재 3년 후 수관울폐
시비의 경우 식재할 때 기초 시비를 통해 초기 활착을 더욱 왕성하게 할 수 있도록 도운 후 식재 직후일수록 짧은 주기로 시비하여 기타 침입 식생보다 빨리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초본에 피압되는 시기를 지나면 점차 추비 주기를 늘리다가 추비를 종료한다. 시비 방법은 조림목 한 본 한 본마다 수관폭 거리만큼 되는 곳에 구멍(3~6개)을 파서 비료를 넣고 다시 흙으로 덮는다. 비료의 종류는 대개 질소, 인, 칼륨 복합 화학 비료를 사용하며 사용량은 임령이 늘어남에 따라 조금씩 늘린다(그림 4).

그림 4. 시비하는 모습

시비 작업 시 조림목의 비료 효과를 늘리기 위해서 반드시 제초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데 조림목 주위의 초본이 비료를 흡수하는 속도가 조림목의 흡수 속도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다. 제초는 인력 제초와 화학 제초 두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어린 묘목 상태에서는 화학 제초 피해를 입기 쉽기 때문에 인력 제초 방법을 사용한다. 인력 제초 시에는 전 임지를 제초하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조림목 반경 약 50cm 정도 되는 부분만 동그랗게 제초하여 직접적인 피압을 막는다(그림 5). 화학 제초 시기는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식재 3~6개월 사이에 조림목 수고가 약 1m 이상으로 자라면 제초제 사용을 시작한다. 임지 전체에 선택성 제초제를 살포하며 조림목에 살포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풀의 종류에 따라 선택성 제초제 반응 속도가 다르고 2주 정도면 전체적으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5. 제초작업(인력)
그림 6. 제초제 살포
그림 7. 제초제 살포 일주일 후 모습

임령이 3~4년 정도 되어 수관이 울폐하고 수고가 높은 시기에는 제초제 살포나 인력 제초를 할 필요가 없지만 일부 수관이 빈약한 지역은 상태에 따라 적절히 제초를 결정하고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 식물 역시 수시로 제거해야 한다.

위와 같은 기본적인 시비 및 제초 작업 외에도 한대 세우기(Singling), 간벌, 가지치기 등을 추가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이들 작업은 모두 목재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수한 작업으로 보통 용재를 생산하고자 할 경우 이용된다.

조림목 중 종종 두 갈래 또는 그 이상으로 줄기가 갈라져 자라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한 줄기가 자라는 것 보다 목재 직경이 작아지게 되므로 식재 후 3개월 정도에 한대 세우기 작업을 실시한다. 곧고 우세한 줄기 한 대만 남기고 나머지 줄기는 톱으로 잘라준다.

간벌 역시 직경이 큰 목재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초기에 빽빽하게 밀식하여 수고를 높이 자라게 한 임지에 기계적인 방식으로(일정 줄마다, 일정 위치마다 제거) 또는 선택적인 방식으로(피압목, 폭목 등 제거) 일정 비율 조림목을 솎아내는 작업이다. 간벌을 수행하지 않았을 때보다 직경 생장이 늘어나게 된다.

목재의 옹이는 미적으로는 아름답지만 우수한 강도적 성질이 필요한 건축 용재, 베니어 등에는 품질을 저하시키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용재 생산림의 무육 작업 시 가지치기를 실시하면 옹이가 없는 목재를 생산할 수 있다. - HH

2014년 7월 10일 목요일

팜 오일을 활용한 요리

작년(2012년10월~2013년9월) 한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산된 팜 오일 생산량은 5,595만 톤이다(같은 기간 생산량 2위인 대두유 4,213만톤) [출처:오일월드_2014년 6월]. 식용가능 식물성 기름 중 가장 많이 생산되는 팜 오일은 다양한 활용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이용된다. 이번 시간에는 팜 오일을 가공식품 및 요리에 활용한 부분에 대해 소개하겠다.

가까운 식품 매장에 가서 무작위로 가공된 식품을 카트에 담은 뒤 식품 뒷면에 붙어있는 라벨을 살펴보면 성분 표시에 팜 오일이 적혀있을 것이다. 팜 오일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마가린, 쿠킹 오일, 빵, 제과, 과자, 샐러드 드레싱, 마요네즈, 음료수, 아이스크림, 인스턴트 밀크, 통조림 및 카레에 모두 다 팜 오일이 함유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 증가 추세에 있는 팜 오일에 대한 수요는 뛰어난 물리적, 화학적 그리고 영양적 품질 때문으로 이해되고 있다.

팜 오일이 일반 식물성 오일보다 좋은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콜레스테롤이 없고, 영양이 풍부하며 고온에 잘 견딘다.
둘째, 튀김음식을 더 바삭바삭하게 하고 유통기한을 늘린다. 시장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저개발국에서는 유통기한 연장이 매우 중요하다. 통조림 수프의 경우에는 팜 오일이 자연적인 산화방지제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향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셋째, 높은 산화안정성(oxidative stability)을 지니고 있고, 연기가 적게 난다. 팜 오일은 연소점(smoke point)이 200도 이상으로 높은 온도까지 가열될 수 있으며, 부엌의 청결 유지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팜 오일은 튀김요리에서 이상적인 오일로 여겨지고 있다. 
넷째, 튀김 식품의 오일 흡수속도가 낮다. 그 결과 식품의 영양가치 유지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튀김과정에서 보충하는 오일의 양을 절약할 수 있어서 경비절감이 가능하다.

다음 그림들은 팜 오일 생산량 1,2위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오일을 활용한 대표적은 음식들이다. 

그림 1. Teh Tarik

1. Teh Tarik(차의 일종): ‘Teh’는 우리나라 말로 차 라는 뜻이고, ‘Tarik’은 잡아당긴다는 뜻이다.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음료로, 차를 만들 때 길게 늘려가며 따르기 때문에 이름이 유래됐다. 이 음료에도 팜 오일이 섞여있는데, 그 이유는 정부에서 우유 값을 조정하기 위해 이 음료의 재료 중 하나인 연유에 팜 오일을 섞어 팔기 때문이다.

그림 2. Roti Canai
2. Roti Canai(빵의 일종): ‘Roti’는 빵이란 뜻이고 ‘Canai’는 맷돌도 찧거나 빻는다는 뜻이다. Roti Canai는 인도에서 유래된 말레이시아 고유 음식으로 빵 반죽에 팜 오일을 사용한다.

그림 3. Kangkung Goreng Belacan 
3. Kangkung Goreng Belacan(채소의 일종인 깡꿍 볶음): 동남아시아에서는 깡꿍 채소를 즐겨 요리해 먹는다. 모양이나 질감은 우리나라의 미나리와 비슷한데 미나리처럼 강한 향은 없다. 깡꿍 채소를 볶을 때 주로 팜 오일을 사용한다. 

그림 4. Sabal Udang Petai
4. Sabal Udang Petai(Sambal Prawns with stink beans): 새우를 튀길 때 팜 오일을 사용한다. - YH

2014년 6월 29일 일요일

열대림 조성(5) - 식재 방법


우량한 묘목의 준비가 되고 임분을 조성하기 위한 임지가 정리되면 식재(나무심기)를 실시한다. 오늘은 열대 조림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식재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이후 생산되는 목재의 양과 품질이 결정된다. 식재 간격에 따라서 생산되는 목재의 본 수가 결정되고, 신속한 식재 작업은 그만큼 생장 기간을 늘릴 수 있어서 더 많은 목재 생산량을 보장할 수 있다. 따라서 식재는 명실상부 조림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식재 작업은 수종에 따라 특별한 조치가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인력으로 수행하는 일반적인 펄프용 목재 조림의 경우 다음 순서로 이루어진다.

① 식재 막대기 꽂기: 계획한 식재 간격으로 나무를 심기 위해서 식재할 위치에 식재 막대기를 꽂는 작업을 먼저 실시해 둔다. 이 막대는 이후에 묘목이 굽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지지대로도 쓰인다. 막대기는 임지에 남은 잔존목 중 가공이 편한 나무를 골라 만들며 길이는 40cm 정도가 적당하다. 
식재 막대기 꽂기

식재혈 작업
② 식재혈 작업: 현재는 조림 장비가 많이 개발되어 식재혈을 자동으로 파고 묘목을 심는 장비도 이용할 수 있지만 경사가 급한 지형에서는 원활한 운용이 어렵다. 대부분의 조림지는 굴곡진 산지로 되어 있고 동남아 열대 조림 사업이 이루어지는 국가는 아직 인건비가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인력으로 작업하는 것이 비용 등의 면에서 경제적이다. 인력으로 식재 막대기가 꽂힌 위치에 괭이를 이용해 구멍(식재혈)을 판다. 식재혈의 크기는 수종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지만 구멍의 깊이는 최소한 묘목의 분이 휘어지거나 꺾이지 않을 만큼 깊어야 한다. 폭 역시 적당한 너비로 판다. 

③ 묘목 식재 작업: 상업 조림은 대면적에 다량의 묘목을 심는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은 묘목이 현장에 출하되고 종종 몇 일씩 식재가 안 된 채 대기해야 할 경우도 생기는데, 묘목을 그늘에 두고 매일 관수하여 수분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잘 관리한다. 묘목은 근원경이 크고 병충해 피해를 받지 않은 건강한 것을 골라 식재한다. 식재혈에 뿌리가 휘지 않도록 넣고 부드러운 흙으로 채운 후 공극이 없도록 살짝 눌러준다. 묘목 지상부가 휘어지지 않고 곧게 서도록 주의 한다.

④ 시비 작업: 식재 시 식재혈에 시비하면 비료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 갈 위험이 적고 묘목의 노출된 뿌리가 비료를 흡수하기 용이하여 시비 효과가 좋은 편이다. 어린 묘목의 생장을 촉진 시켜 초기 피압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식재 시 화학 비료 단비(한 종류의 비료 성분을 포함 한)나 복비(질소, 인산, 칼리 등 두 종류 이상의 비료 성분이 복합되어 있는 비료)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 수종이나 토양 상태에 따라 피해가 없는 비료의 종류와 양을 시험해 보고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한다. 

묘목 식재
비료
묘목 식재지 전경

⑤ 북돋우기 작업: 마무리로 식재목 주변의 흙을 북돋아 주어 건기의 건조 피해와 우기에 식재 부위 주변에 물이 고여 썩는 피해를 방지한다.

열대 지역의 경우, 건기에 식재 작업을 했을 때는 묘목의 높은 생존율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건기 중에는 사이 사이 비가 오는 시기를 골라 식재하고 일반적인 깊이보다 깊이 심어야 하며, 살수차를 동원하여 식재 대기중인 묘목에 물을 주는 등 최대한 건조 피해를 최소화 하여 식재한다. 

또한 최근에는 집약적 임업의 일환으로 농사와 유사한 방법으로 식재나 관리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특히 Teak 같은 고부가가치 용재 수종은 계분과 같은 유기질 비료를 시비하여 생장 촉진 비료 성분을 제공하는 동시에 토양 구조를 장기적으로 개선시켜 나무 생장을 돕기도 한다. - HH

2014년 6월 12일 목요일

오일 팜 결혼 도우미

우리 주변의 모든 생물 종은 지구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모든 종들은 다 상호의존적이다. 오일 팜이 서 아프리카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옮겨 심어지게 될 때, 단순히 오일 팜 하나만을 옮겨온 것이 아니다. 이번 기사에는 오일 팜과 함께 번식시킨 또 다른 생물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오일 팜(Elaeis guineensis Jacq)은 종자식물이면서, 수술만을 가진 수꽃과 암술만을 가진 암꽃이 같은 그루에 달리는 자웅동주에 속한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본류 중에는 오리나무, 삼나무, 소나무 등이 이에 속하며, 채소들 중에는 호박, 오이 등이 있다.

열매를 맺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수꽃의 화분이 암꽃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사진 1]. 만약 오일 팜이 은행나무처럼 암꽃만 피는 암나무와 수꽃만 피는 수나무가 따로 있는 자웅이주였다면, 열매를 맺지 않은 수꽃만 피는 나무는 수정의 목적을 위해서만 최소한으로만 남기는 새로운 농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사진1. 충매화_벌이 꽃의 화분을 옮기는 모습 (출처구글검색 이미지)]
다행히, 오일 팜은 자웅동주이기 때문에 한 그루에 있는 암꽃과 수꽃이 잘 만나기만 하면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오일 팜의 암꽃과 수꽃을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는 바람과 곤충이 있다. 특히 오일 팜은 곤충에 의해 수정률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으며, 알려진 몇 가지 곤충들 중  Elaeidobius kamerunicus (African oil palm weevil)라는 곤충이 오일 팜의 수정에 큰 도움을 준다.

[사진2. 오일 팜 수꽃 (출처: bushbernie.blogspot.com)]

처음 오일 팜이 말레이시아에 도입되던 당시, 열매 생성이 원활하지 않자 그 원인에 대한 연구가 착수되었다Commonwealth Institute of Biological Control에서 근무하던 한 곤충학자가 팜은 원산지 아프리카에는 바람이 아닌 곤충에 의해 수정된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다.   Elaeidobius속에 속하는 이 곤충은 꽃차례의 부드러운 부분을 먹고 살며, 오일 팜의 수정을 도와주는 공생관계에 있다. 결국 열매 결실량을 늘리기 위해 이 곤충을 농장에 도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열매 생산량이 35% 이상 늘어날 수 있었다 [사진3]. 


[사진3. 오일 팜 충매화 (출처: greenfeedmalaysia.blogspot.com)]

재미있는 점은, 오일 팜의 수꽃과 암꽃 모두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지능적으로 애니씨드(학명: Pimpinella anisum) 냄새를 풍겨 이 곤충을 유혹한다는 것이다. Elaeidobius kamerunicus (African oil palm weevil)은 팜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고, 암꽃의 수정 감수기 3일 동안 수정을 돕다가 이 기간이 지나면 곧 떠나가 버린다 [사진4]. 

[사진4. 오일 팜 암꽃 (출처: www.krishisewa.com)]

이 곤충의 도움 없이는 열매 수확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무차별적인 농약 살포는 곤충의 활동성을 저하시켜 암꽃과 수꽃의 수정 능력을 떨어뜨린다. 스프레이 노즐이 팜의 새로운 줄기가 생성되는 중심 부분을 향하는 것을 피한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는 이 곤충의 활동성이 두드러지므로 이 시간을 피해서 화학제품을 살포해야 한다.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3년째 되는 농장은 이 곤충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 곤충이 새 농장에서 안정적으로 나타날 때까지 결실이 좋은 농장의 수꽃을 가져와 반복해서 두어야 한다. - YH

2014년 5월 13일 화요일

열대 조림(4): 삽목을 통한 묘목 생산

[그림1. 클론묘의 유전획득량]
오늘은 삽목(꺾꽂이)을 통한 우량묘목의 생산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삽목은 클론 임업에서 묘목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에 널리 쓰이는 방법으로 한 개체로부터 그와 유전자형이 같은 묘목을 대량 증식시키는 방법 중 하나이다. 클론 임업을 수행할 경우 다양한 장점이 있다. 첫째, 빠른 생장, 통직한 줄기, 할렬이 없는 목재 등 좋은 형질을 가진 클론을 일제히 식재함으로써 고품질의 목재를 단기간 내에 다량 생산해 낼 수 있다. 둘째, 조림목의 균일성을 보장할 수 있다. 목재 균일성은 대규모 벌채 시 매우 중요한 요소로 클론임업을 실시하면 직경 및 재적생장의 변동계수(표준편차/산술평균, 값이 작을수록 분포가 고름)를 종자묘 대비 3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전통적 육종 수단인 채종원에서 채취한 종자에 비해 클론 증식묘를 이용할 때 유전획득량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클론묘 증식에 드는 추가비용에도 불구하고 종자묘와 비교해서 장기적으로는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그림 1]. 

클론 임업은 주로 열대지역에서 생장이 빠른 Eucalyptus 수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브라질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수 십년간 클론 임업을 추진하여 그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론 임업이 가장 발달된 브라질에서는 주로 E. grandis 와 E. urophylla의 교잡종 클론을 이용하여 6~7년 벌기령으로 연 평균 재적 생장량 30~50㎥/ha/년을 달성하고 있다 [그림2].
[그림2. 브라질 Aracruz사의 클론 조림지(출처:FAO)]
클론 임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형목 선발, 교잡, 외부 클론 구입 등을 통해 뛰어난 유전 자원, 즉 클론을 마련한다. 이렇게 마련한 클론은 다양한 방법으로 증식이 가능하지만 상업 조림에서는 일반적으로 삽목을 통해 묘목을 대량 생산한다. 삽목묘 대량 생산에는 삽수를 채취할 수 있는 채수포가 필요하다. 채수포에 식재된 모수는 삽수 채취에 용이하도록 주기적으로 가지를 다듬어(Hedging) 작은 수고와 여러 갈래의 가지 형태를 유지한다 [그림 3]. 
[그림3. 삽수 생산을 위한 채수포]
[그림4. 일반적인 E. pellita 잎 형태(좌), Hedging 작업 후 발생한 잎(우)]
또 삽수 활력을 유지하려면 3-4년마다 모수를 교체하는 등 집약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채수포가 마련되었으면 본격적인 삽목묘 생산이 가능하다[그림 4].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삽수 채취: 삽수 활력을 위해 햇빛이 강하지 않은 이른 아침에 전정용 가위를 이용해 삽수를 채취한다. 발근이 잘 되도록 건강하고 우량한 삽수를 채취해야 하는데 조건은 다음과 같다[그림 5].
그림 5. 우량한 삽수
 1) 줄기가 통직하고 단단하다.
 2) 줄기의 마디 사이 거리가 짧다.
 3) 잎이 작고 색이 짙으며 서로 마주한다.
 4) 잎자루가 짧다.
 5) 채취 시 쉽게 시들지 않는다.

② 삽목: 소독한 배양토를 채운 양묘 용기를 미리 준비하고 삽목 전에 분무기로 깨끗한 물을 뿌려 습도를 유지한다. 삽수 밑 부분에 준비한 발근촉진제(IBA, 루톤 등)를 바르고 배양토에 삽목한다. 삽목 종료된 양묘 용기가 온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삽수가 마르지 않도록 분무기로 수시로 물을 뿌리고 완료된 양묘 프레임부터 순차적으로 온실로 신속하게 이동한다.

③ 삽목 온실: 온실은 삽목묘의 발근을 촉진하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고온 다습(온도 37~40℃, 공중 습도 80~85%)한 상태를 유지하고 매일 깨끗한 물을 안개 형태로 살포한다. 온실에서 평균 2주정도 머무르면 발근이 완료되며, 발근이 완료된 삽목묘는 차광 양묘장으로 옮겨진다[그림 6].
[그림 6. 삽목 온실 내부. 위쪽은 안개 형태의 관수를 위한 파이프 시설]

④ 차광 양묘장: 노지 양묘장으로 출하 전에 햇빛에 적응하는 단계이다. 온실과 마찬가지로 매일 관수하고 상태에 따라 살균제나 살충제를 추가적으로 살포한다. 엽면 시비용 액상 비료를 뿌려 빠른 생장을 유도한다. 새로운 묘목이 온실에서 옮겨 온지 1주일 정도 지나면 선별 작업을 실시한다[그림 7]. 죽은 개체는 골라내고 정상적으로 생장된 개체는 노지 양묘장으로 옮긴다. 아직 미숙한 개체의 경우 차광 양묘장에서 충분히 생장한 후에 옮긴다.
[그림 7. 차광 양묘장. 묘목 상태에 따라 선별 작업]

⑤ 노지 양묘장: 현장으로 출하 전까지 어린 묘목이 생장하고 경화되는 단계이다. 매일 관수하고 이전 단계들보다 면적이 넓으므로 물이 제대로 닿지 않은 지역을 항시 확인하여 물을 보충한다. 시비 시에는 아직 작은 묘목과 출하 직전의 오래된 큰 묘목을 구분하여 시비량을 조절한다. 전체적으로 묘고가 20cm 이상 되면 현장에 출하될 묘목과 양묘장에서 추가로 생장이 필요한 묘목의 선별 작업을 실시한다[그림 8].

[그림 8. 노지 양묘장에서 E. pellita 자라는 모습]


⑥ 출하: 묘고가 30cm 내외이며 뿌리가 충실히 자란 묘목은 현장 식재가 가능하다. 출하 전에는 시들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주고 선별작업을 다시 한 번 실시하여 현장에서 버려지거나 고사하지 않도록 한다 [그림 9].
 [그림 9. 다 자란 묘목 출하 준비]
실제로 인도네시아 K 조림회사에서 Eucalyptus pellita의 삽목묘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총 3달 정도이다. 온실에서 2주일, 차광 양묘장에서 2주일, 노지 양묘장에서 2달을 키우면 조림 가능한 삽목묘를 생산할 수 있으며 위의 방법으로 매 년 1천만 본 이상을 생산하여 식재하고 있다. - HH


2014년 5월 7일 수요일

오일 팜의 여행


오일 팜(Elaeis guineensis)은 西아프리카 위도 남쪽의 앙골라(Angola)와 감비아(Gambia) 사이의 西아프리카 지역(카메룬, 가나, 나이지리아, 앙골라, 콩고 등)에서 자생한 아프리카 팜 나무이다. 현재 높은 경제성으로 인해 적도 10도 이내 지역의 강우량이 풍부한(최소 1600mm/년) 열대기후에서 대규모로 경작되고 있다.

팜 오일은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조리용 기름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팜 오일은 西아프리카의 전통 요리 방식으로 많이 사용되는 필수 재료이다. 팜 열매를 가공하여 식용오일로 만드는 과정은 수 천년 이전부터 아프리카에 존재하였으며, 전통적 오일 제조 방법은 간단하지만 비효율적이다[그림 1]. (출처: http://www.fruit-crops.com)


그림 1. 나이지리아의 전통적인 팜 오일 제조 모습
고대 이집트인들도 아프리카인 들처럼 팜 오일을 사용해왔다. 1800년대 말 고고학자들이 BC 5천년 경의 고대 이집트 도시 아비도스(Abydos) 지역의 무덤에서 발견된 질그릇 항아리에 팜 오일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1848년, 팜은 네덜란드인에 의해 西아프리카에서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다. 암스테르담을 거쳐 인도네시아 자바(Java)섬의 보고르(Bogor) 식물원에 네 개의 오일 팜 묘목이 관상, 약용 목적으로 심어졌다. 그 후 모본을 번식시켜 1911년 벨기에 농학자인 아드리엔 핼럿(M.Adrien Hallet)에 의해 처음으로 상업적 재배가 시작되었으며, 1919년 인도네시아는 처음으로 팜 오일 576톤을 수출하였다.

1870년 경에는 팜 오일이 가나(Ghana)와 나이지리아(Nigeria)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다.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와 자이르에 의해 20세기 전반까지 팜 오일 생산과 수출 세계시장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1966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아프리카의 팜 오일 총 생산량을 능가하였다.

1910년, 말레이시아는 스코틀랜드 사람 윌리엄 사임(William Sime)과 영국의 금융가 헨리 다아비(Henry Darby)에 의해 최초로 오일 팜 식재농업이 시작되었다[그림 2 ]. 그리하여 초기의 팜 나무 인공식재는 Sime와 Darby와 같은 영국인 농장소유자들에 의하여 시작되고 운영되다가 1960~1970년대에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하여 국유화되었다.

그림 2. SimeDarby  그룹 본사
(출처: Simedarby그룹 홈페이지)

1966년부터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세계 팜 오일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다가 2005년 이후부터는 인도네시아가 팜 오일 최대 생산국이 되었다. 2013년, 세계 팜 오일 총 생산량은 5,582만 톤이며, 이 중 인도네시아가 2,840만 톤으로 생산량 1위를 차지하였다. 현재 팜 오일 생산국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외에도 태국,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파푸아뉴기니, 에콰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브라질 등이 있으며, 전 세계에서 팜 오일이 사용되고 있다. 2014년 예상되는 올해 팜 오일 세계 총 생산량은 5,852만 톤 이다.-YH. (출처: www.worldpalmoilproduction.com)

(참고자료)
박준근, 오광인, Jamalludin Sulaiman. 2010. 팜 오일의 모든 것. 전남대학교출판부.
FAO. 2002. Small –Scale Palm Oil Processing in Africa. FAO Agricultural Services Bulletin 148.